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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로마 설 연휴 때 봤던카테고리 없음 2021. 7. 6. 02:33
"영화 보자!!" 마음 먹고 네이버 검색하다가 발견한 보석 같은 영화 로마로마는 Rome이 아니라 Roma예요즉 우리가 알고 있는 이탈리아의 수도가 아니라 멕시코시티라는 이름의 영화입니다.
재미와는 거리가 멀지만 평점은 9.1
재밌지는 않지만 오래 남는 영화 그림이에요 줄거리가 거의 없어요적극 추천드립니다.보기 전에 이 영화에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을 보면 더 볼만해요. 1970년 혼란의 멕시코시티
1970년 멕시코시티 로마라는 지역의 한 중산층 가정부로 일하는 클레오는 사귀던 남자친구로부터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버림받았습니다. 시댁 부인 소피아도 특별한 이유 없이 남편이 출장을 간다는 명목으로 캐나다 오타와에 갔다가 돌아오지 않습니다. 출산이 임박해 시내에 아기침대를 사러 갔던 클레오는 시내에서 학생들의 시위 도중 정부의 친위부대가 되어 나타난 남자친구가 총으로 시위대를 살해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아 유산하고 맙니다. 오랫동안 부부가 아닌 부부로 살아오다 남편과 이혼하게 된 소피아는 아이 4명과 가정부 크레오를 데리고 바다로 떠납니다. 여행의 이유는 단 한가지입니다. 남편이 자기 짐을 가지고 오는 집에 오기로 했기 때문이에요. 바다에서 익사할 위기에 처한 아이들을 도와 통곡한 클레오는 다시 소피아와 아이들과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줄거리 하나 없는 이 영화는 2018년 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 촬영상, 외국어 영화상 등의 수상을 싹쓸이하게 됩니다. "타임 매거진은 2018년 최고 영화로 이 영화를 선정했으며, 이례적으로 베니스 영화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정도면 찾아도 되겠네요.
멕시코인만으로 제작된 영화
알폰소 쿠알론 감독 *는 이 영화를 완전한 멕시코인 영화로 만들고 싶었대요. 촬영팀 전원을 멕시코인으로 하고 대사도 스페인어와 원주민 언어로만 만들었으며 배우들도 소피아 역만 빼고 전문 영화배우가 아닌 멕시코 일반인을 캐스팅했대요. 영화 음악은 없고 소리만 가득한 영화
이 영화에는 BGM이 없습니다다만 집안에선 네 명의 아이들이 노는 소리, 길가에선 시끄러운 군중의 소리와 자동차 경적 소리, 그리고 행진하는 군악대의 소리, 시내에 나가면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는 소리만 들릴 뿐이죠. 관객을 매료시키는 카메라 워크가 돋보이는 흑백 영화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카메라의 움직임이에요 정중동이 아니라 정중정이라고 할까요? 떠들썩한 아이들의 움직임, 번잡한 도심을 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객은 전혀 번잡함을 느끼지 않습니다. 천천히 위와 아래, 혹은 가로 방향으로 움직이는 카메라의 힘 때문이죠. 영화를 보고 비로소 이 영화의 위력(?)을 알게 된 저는 열심히 영화의 리뷰를 찾고 감탄했습니다. 클레오의 심리가 드러나는 부분은 위와 아래로 카메라가 움직였는데 당시 사회상을 보여줄 때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카메라가 이동했죠. 남성성, 여성성, 빈곤
이 영화 속 멕시코는 말로 우리나라와 많이 닮았어요.김동인의 감자나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을 읽다 보면 '이렇게 가난했던 시절이 있었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1970년 멕시코가 그랬어요. 신발이 닳는 비포장도로와 임신 사실을 주인 소피아에게 알리며 저를 해고할 건가요?라고 울먹이는 클레오의 모습은 얼마 되지 않은 우리의 모습이었어요.그리고 남성으로만 대변되는 당시의 사회상도 비슷합니다. 바람난 남편이 생활비를 한 푼도 안 줘도 할 말이 없더군요. 임신했다는 이유만으로 버려지고, 스스로 출산할 때까지 견뎌야 하는 현실. 가끔 한국영화의 기생충도 왔다갔다 했어요. 굳이 찾아볼 만한 가치가 충분한 영화, 로마 2018년 최신작입니다.